파도물결 /얼굴

가을 인가

맛간장 2016. 9. 10. 20:26







秋來



오동에 바람이 이니 벌써 가을인가.

쇠잔한 등불밑에 귀뜨라미

눈물을 짜개질 하는밤.


누군가?

나의 서러운 한 권의 詩集을

소중히 읽어 벌레먹지 않게 할 사람.


삶은 애처러워 창자 곧추 서는데

찬비속에 향혼들이

글로 조상하는 객이 되었구나


차운 비 타고 찾아오는

어여쁜 혼아!


가을의 무덤 속,

나는 죽어

포조의 시를 읊고

피도 한스러워 천년을 푸르리라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李賀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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